안녕, 피터팬 W. Jina "가라." "진짜 괜찮은 거 맞냐? 새끼가 걱정되게, 하루 종일 맥아리 없이⋯." "⋯괜찮다니까." 야자까지 어찌어찌 버티고 나니 하교 시간이었다. 별 하나 없이 캄캄한 밤하늘에 조각달만이 오롯 떠오른 시간. 묵묵하게 가방을 챙기는 정국 옆에서 병아리마냥 종알종알 걱정을 늘어놓는 지민이었다. 새끼가 얼굴도 좀 창백한 것 같고, ...
안녕, 피터팬 W. Jina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주 오랜 잠에서 깨어난 것만 같은 기분. 아니, 사실은 아직 깨어난 게 아닌 건지도 모르겠다. 힘겹게 눈을 뜬 태형은 낯선 천장의 벽지 무늬를 가물가물 올려다보았다. 꿈일까. 여기가 어디지. 내가 어제, 어떻게 집에 와서 어떻게 잠들었더라. 자꾸만 감기려는 눈커풀을 들어올렸다. 잔재...
안녕, 피터팬 W. Jina 태형은 잠에서 깨자마자 입을 틀어막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윤기는 부엌에서 국을 끓이다 말고 한숨을 내쉬며 그런 태형을 따라들어갔다.
안녕, 피터팬 W. Jina 쨍그랑. 마우스가 딸칵거리는 소리와 타닥거리는 키보드 소리 뿐이었던 사무실의 정적 위로 날카로운 굉음이 놓였다. 각자의 일에 집중하던 시선이 일순 한 곳으로 모였다. 일을 하다가도 어느순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기 일쑤였다. 태형 씨 오늘 왜 그래, 넋 나간 사람처럼. 보다 못한 옆 자리 동료가 커피를 진하게 타서 잔에 담아 가져...
안녕, 피터팬 W. Jina 그 날 이후로 나는 삶이 조금 힘겨워졌다. 아침마다 엘리베이터를 몇 대나 보내는지 모른다. 안 타 학생? 아 예, 다음 거 타겠습니다. 오빠! 안 타여? 아, 그, 맞다, 준비물을 집에 놓고 왔네…. 그렇게 다섯 대쯤 보내고 나면 태형이 있었다. 아침잠이 많은 건지 머리도 못 말리고 헐레벌떡 나와서는 젖은 머리를 털고 있다가 문...
안녕, 피터팬 W. Jina 환절기만 되면 감기로 고생하는 태형에 윤기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남들은 하루면 털고 일어나는 것을 태형은 일주일을 앓아야 했다. 그것도 보통 심하게 앓는 것이 아니어서 그 즈음만 되면 윤기는 바짝 긴장하곤 했다. 그랬는데. "너 아픈 몸으로 또 어딜 나갔다 와."
안녕, 피터팬 W. Jina 윤기는 창문은 다 열어 놓았냐며 매일같이 전화를 해댔다. 거기서 끝나면 내가 말을 안 해. 어느 날은 제 몸통보다 큰 식물을 화분째 들고 와서 거실 한가운데에 놓고 가는 것이다. 어제는 무슨 공기 청정기를 싸게 렌탈해 왔다며 두 대를 거실과 태형의 방에 설치하고 유유히 떠났다. 태형은 저가 완벽히 인테리어 해 놓은 거실 한가운데...
안녕, 피터팬 W. Jina 일주일이 또 달리는 기차같이 빠르게 흘러갔다. 눈코 뜰새 없이 일하다 보니 어느새 황금 같은 주말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윤기는 커튼을 열어젖히고 아침 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며 기지개를 폈다. 날씨 한번 겁나게 좋네. 흐아암 하품을 하며 어슬렁어슬렁 부엌으로 온 윤기는 팅팅 부은 눈으로 식빵 두 쪽을 집어 토스트기에 올려놓고선...
안녕, 피터팬 W. Jina 짙은 고동색 머리칼을 가진 남자가 제 몸통보다 큰 캐리어를 끌며 터미널에서 나왔다. 무표정한 얼굴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서 있는 그에게 벌써 여러 명의 눈길이 닿았다. 여린 몸선과 짙은 눈매의 분위기가 묘해 무심코 지나쳤다가도 다시 뒤돌아보게 하는 이끌림이 있는 사람이었다. 희얀 마스크에 얼굴이 살짝 가려져 있었지만 선명한...
안녕, 피터팬 W. Jina 어른들의 세계는 정말이지 더럽게 난잡하고도 쓰라리다.
힘센토끼와 아기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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